[프리뷰] 하드 부츠의 부활 - 롤러블레이드 RB8 플래티넘

 

2007.12.04.화요일.레저사관학교

 

얼마전에 올린 롤러블레이드 카탈로그를 유심히 봤다면 이 사진이 눈에 익을 것이다. 분명히 슬라럼 스케이트인 트위스터 처럼 보이는데 모델명이나 형태에서 어딘가 다른 특이한 제품이다. 본 교관도 당연히 트위스터 중에 한 모델인줄 알았다가 그 정체를 알고서 깜짝 놀랐던 제품이기도 하다. 바로 롤러블레이드의 새로운 야심작인 RB8 Platinum(플래티넘)이다.

이 RB8 플래티넘(이하, 플래티넘)이 트위스터와 아주 비슷하지만 상당히 다른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제품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또하나의 편견을 깨는 제품이기도 하고 말이다. 과연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지 지금부터 간단히 살펴 보도록 하자.




장비명

RB8 Platinum ( RB8 Platinum )

브랜드명

롤러블레이드 (Rollerblade )

홈페이지

드림스포즈 홈페이지    롤러블레이드 홈페이지

특징

하드부츠, Speedfire 285 Alu 4X90 프레임 , 165mm 마운트S,
G9 베어링, 90mm/84A 바퀴, 힐브레이크

소비자가격

미   정

위에서 소개한 대로 이 플래티넘은 매우 특별한 스케이트다. 혹시 롤러블레이드의 레이싱 스케이트가 프로블레이드에서 레이스머쉰으로 바뀐 것 처럼, 슬라럼 스케이트인 트위스터가 플래티넘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슬라럼 스케이트는 트위스터 시리즈로 계속 나오고, 이 플래티넘은 새롭게 출시된 다른 종류의 스케이트가 되겠다.

분명히 어디를 봐도 스케이트 자체는 트위스터를 그대로 빼 닮았다. 만약 이전부터 트위스터에 관심이 있던 인라이너라면 근래에 나오던 트위스터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기본 구조는 트위스터와 아주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가 눈여겨 볼 구석은 부츠가 아니라 바로 프레임과 바퀴다. Speedfire 285 라는 프레임과 90mm 4륜이라는 바퀴는 분명히 어딘가 저 부츠에 어울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08 Twister lll

이쯤에서 올해의 트위스터 모델을 한번 보기로 하자. 작년의 트위스터 ll 프로 모델에 이어서 올해는 트위스터 lll 라는 모델이 새로 선을 보였다. 트위스터 ll 프로 모델과 거의 비슷해 보이지만 눈썰미가 있다면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작년의 경우 트위스터 ll 프로 검정 모델과 빨강 모델 두가지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 하시는가. 트위스터 ll 검정 모델은 검은색 부츠에 250mm 프레임을 달고 있었지만, 특별 제작이던 빨강 모델은 245mm 프레임을 달고 있었다. 올해의 트위스터 lll 는 기본적으로 245mm 프레임을 달고 나온다. 즉, 트위스터 ll 프로 빨강 모델에서 색상과 그래픽만 바뀌어서 나온 모델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럼 이 트위스터 lll 와 플래티넘의 차이는 무엇일까. 외형 및 구조에서의 큰 차이는 프레임과 바퀴가 다르고, 거기에 부츠의 구조도 조금 다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두가지 모델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크다.

트위스터 lll 는 슬라럼 스케이트이기 때문에 빠른 회전과 조작성, 안정적인 기술 구사를 위해서 245mm 의 짧은 프레임과 80mm 의 작은 바퀴를 사용한다. 하지만 플래티넘은 트레이닝급에나 쓰이는 285mm 의 프레임에 90mm 4륜이라는 엄청난 프레임과 바퀴 사양을 가지고 있다. 대체 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이 플래티넘이 슬라럼용이 아니라 로드런용이기 때문이다. 롤러블레이드에서 트위스터 시리즈를 내놓은 이후에 예상치 않은 반응이 올라왔다고 한다. 슬라럼용으로 만든 트위스터를 의외로 많은 인라이너들이 일반 휘트니스 스케이트처럼 사용하더라는 것이다. 거기에 부츠가 웬만한 휘트니스 스케이트의 부츠보다 편하다는 평가와 함께 말이다.

트위스터에 대한 이런 반응은 어찌보면 잘 이해가 안될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하드 부츠는 소프트 부츠 보다 딱딱하고 불편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역시 하드부츠인 트위스터가 편하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트위스터의 부츠는 상당히 편하다.

3년전쯤 동경에서 로드런을 하던 일행중에 한명이 트위스터를 신고 있었다. 혹시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단호하게 "전혀" 라는 것이었다. 자기가 타본 여러 가지 휘트니스 스케이트들 보다 트위스터가 더 편하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본 교관이 신어본 결과로도 트위스터는 상당히 편안한 부츠를 가지고 있었다.

즉, 예전에는 기술의 부족으로 불편한 하드 부츠가 나왔고, 근래에 보이는 하드 부츠는 워낙 저가에 대충 만든 것이 대부분이라 역시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트위스터 처럼 제대로 만든 하드 부츠는 소프츠 부츠 만큼이나 편하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반응과 자신감은 결국 롤러블레이드에서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 계기가 됐다. 편안한 하드 부츠를 사용한 휘트니스 스케이트 말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검증된 트위스터 부츠에 90mm 바퀴를 사용한 플래티넘 모델이다. 본 교관이 하드 부츠의 부활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드 부츠를 사용하지만 통풍이나 발목의 편안함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츠의 앞부분을 보면 커다란 통풍구가 여러개 뚫려 있어서 통풍성은 의외로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거기에 발목 부분도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위해서 여러 가지 고려를 해 놨다.

일단 트위스터 lll 부츠와 비교해서 보면 커프의 형태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트위스터 lll 는 하드 커프를 사용하지만 이 플래티넘은 소프트 커프를 사용하고 있다. 저 소프트 커프는 아마도 눈에 익을 것이다. 바로 예전 트위스터의 초기 모델에 사용했던 커프와 거의 비슷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2003년 테크니카 트위스터

이 모델이 바로 2003년에 나왔던 테크니카의 트위스터다. 트위스터는 처음 테크니카 브랜드에서 나왔다가 2004년부터는 롤러블레이드 브랜드로 나온다. 이 초기형 트위스터는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몇가지 단점도 지적 됐었다. 바로 슬라럼을 하기에는 너무 발목이 부드럽고 커프를 부츠에 고정시키는 옆면의 나사가 잘 풀어진다는 점, 통풍성이 나쁘다는 점 등이었다.

2005년 트위스터 IV

그래서 2005년도 트위스터 IV 에서는 통풍구를 늘리고, 발목을 잡아주는 벨크로 스트랩을 추가하게 됐다. 그리고 그에 이어서 2006년도 트위스터 ll 에서는 아예 어그레시브 부츠처럼 커프가 하드 커프로 바뀌게 된다. 오늘 설명하는 플래티넘은 바로 저 2005년 트위스터 IV 의 부츠 구조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보면 되겠다.

그 이유는 역시 소프트 커프가 발목을 움직이기에 보다 부드럽고 자유로우며, 거기에 발목 스트랩으로 충분히 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 교관이 한쪽에는 트위스터 lll 를 신고 한쪽에는 플래티넘을 신은채 느낌을 비교해 봤더니, 확실히 플래티넘의 발목이 편하고 자유로움을 알 수 있었다. 어찌보면 트위스터 IV 의 단점이 플래티넘의 장점으로 재 발견된 셈이다.

플래티넘의 부츠는 하드쉘과 안쪽의 이너부츠 사이에 공간이 상당히 많이 남는다. 여러 가지 기술을 걸 때 발가락과 하드 쉘 사이의 접촉이 적게 하기 위함이며, 동시에 통풍성에도 상당한 장점이 된다. 이정도면 그냥 보기에도 무척 시원해 보일 정도다.

커프를 제외한 부츠 자체의 구조는 거의 동일한 만큼, 발등의 버클도 기존과 같은 것을 사용한다. 조일 때는 당연히 뒤쪽의 손잡이를 움직여 주고, 풀 때는 앞쪽의 버튼을 가볍게 눌러주면 풀리는 방식이다. 풀 때는 꼭 저 버튼을 눌러준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처음 저 형태의 버클을 사용할 때 헷갈리는 모습을 자주 봤다.

커프와 부츠의 연결 부분이다. 예전 트위스터는 이 나사 부분이 + 자 로 되어 있었고, 자주 풀린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적인 6각 렌치에 맞는 나사를 사용하고 예전처럼 잘 풀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플래티넘은 유일하게 하드 부츠를 사용하는 휘트니스(혹은 트레이닝) 제품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아주 특별한 스케이트다. 지금까지 보고된 트위스터 부츠의 착용감과 성능을 봤을 때, 새롭게 90mm 프레임을 단 플래티넘은 로드런에도 상당히 편안하고 즐거운 동반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90mm 보다는 84mm 바퀴가 그냥 펴안하게 타는데 더 적합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저 플래티넘을 온전한 모습으로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시장성이라는 문제 때문에 바퀴와 프레임은 제외하고 부츠만 소량 수입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수입의 목적도 원래의 플래티넘이 가진 하드 부츠 휘트니스 스케이트가 아니라, 트위스터 소프트 커프 모델을 원하는 슬라러머들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본 교관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잘 됐다고도 생각한다. 이 부츠만 구입하면 자신이 가진 165mm 마운트의 어떤 프레임이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거기에 슬라럼용 프레임을 하나 더 장만하면, 하나의 부츠로 로드런과 슬라럼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조건이 완성된다.

각자의 성향과 원하는 조건에 따라서 좀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만약 레이싱이 아니라 편안한 로드런과 슬라럼을 동시에 하고 싶은 인라이너가 있다면 한번 고려해 보시기 바란다. 플래티넘은 로드런과 슬라럼이라는 두 분야를 동시에 어우를 수 있는 장한 매력을 가진 부츠가 아닐까 싶다.



한겨울 치고 나름 따땃하던 날씨가 갑자기 알래스카로 변했다. 역시 코딱지는 손가락으로 파야 맛이고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지만 갑자기 이래 추워 버리니 조금 적응이 안되는 중이다. 이런 날씨속에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겨울 레저인들은 살판이 났겠지만, 인라이너들로서는 내려가는 온도계의 꼬라지를 보면서 점차 절망에 빠질 수도 있는 계절이다.

하지만 한가지만 명심하자. 한겨울이라고 인라인을 못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인라인은 한겨울에도 눈만 쌓이지 않으면 얼마든지 탈 수 있는 4계절 레포츠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영하의 차가운 북서풍을 뚫고 달리는 인라이너들이 있다. 거친 입김을 뿜으며 달리는 그들의 짐승 로드런에 한번 동참해 보시라.


딴지레저 인라인사관학교 (inline@ddan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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